[여행의 향기] 화려한 또는 치명적인 뉴욕을 거닐다

입력 2017-08-27 17:57   수정 2017-08-28 10:07

신비로운 매력의 도시 '뉴욕'

고층빌딩 숲 타임스스퀘어
줄지어 선 노란택시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걷는 듯한 첼시 하이라인 파크
신비로운 도시 한 복판에서 '인생샷' 을 찍다



뉴욕은 매번 신기하다. 이도시는 날마다 새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화려하기만 하던 첫인상에 가려져 미처 상상하지 못하던 수천 가지 매력이 도시 곳곳에 녹아 있다. 세상 그 어떤 도시도 대신할 수 없는 치명적인 모습으로 단단히 무장한 단 하나의 도시. 그곳이 뉴욕이다. 6년 전, 첫 뉴욕 비행 스케줄을 확인하자마자 집 근처 서점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스친다. 센트럴파크, 타임스스퀘어, 모마(MoMA, 뉴욕현대미술관), 자유의 여신상 등등. 마치 이전에 와봤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친숙한 장소들이었지만 막상 그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제멋대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수식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도시. 뉴욕의 신비로운 매력은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뉴욕= 이상현 아시아나항공 선임승무원 shlee135c@flyasiana.com



뉴요커의 휴식처, 뉴욕의 공원들


뉴욕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도시 곳곳에 있는 공원을 거닐며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센트럴파크는 뉴욕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맨해튼 도시 한복판에 있는 센트럴파크를 찾아 메트로에서 나오자마자 마차를 끄는 말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련된 도시의 풍경을 겉도는 듯한 묘한 광경이다. 19~20세기 초 상류층 여성들은 마차를 타고 이 공원을 찾았다고 한다. 지금은 넓은 센트럴파크가 벅찬 여행자들의 두 다리가 돼주는 관광코스로 그 역사를 이어오는 듯하다. 4개의 대로(Avenue)와 50개의 거리(Street)를 차지하는 방대한 크기의 공원을 하루에 다 둘러보는 것도 어렵지만 서두르다 보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8번가 역(8th AVE)의 안내센터에서 공원지도를 받아 동선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좋다.


공원 내부에는 잔디밭, 호수, 분수, 연못, 동물원, 아이스링크, 극장, 산책로 등이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아무래도 센트럴파크에서 가장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십 매도(The Sheep Meadow)일 것이다. 이곳에서 한가로이 누워 피크닉을 즐기는 뉴요커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평온해 보이는 그들의 어깨 위로 황금빛 햇살이 내려앉을 때면 이곳의 낭만적 분위기는 정점을 찍는다.

센트럴파크에서 나와 뉴욕에서 가장 화려한 미드타운 맨해튼을 거닐다 보면 또다시 공원 생각이 간절해진다. 때마침 눈앞에 펼쳐지는 브라이언트공원(Bryant park)은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브라이언트공원은 높은 빌딩 숲이 둘러싸고 있는 규모는 작지만 알찬 휴식처다. 타임스스퀘어를 방문하거나 혹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Grand Central Terminal)로 가는 길목에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의 매력은 공원 자체가 마치 영화관 같다는 점이다. 높은 건물 속에 아담하게 자리한 공원의 하늘에는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거나 햇살이 비쳤다가 어두워지기를 수십 번 반복한다. 공원 옆으로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뉴요커들이 런웨이 앞에 선 모델들처럼 경쾌하게 지나간다.


사방이 볼거리인 이 공원에서의 가장 큰 묘미는 공원 앞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 신선한 과일이나 갓 구운 베이커리, 스시 투 고 박스(To-go Box, 포장 음식) 등을 구입해 공원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 여행은 공원 순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공원이 전혀 새로운 매력을 품고 있어, 여행 중간 중간에 머무른 이 꿀맛 같은 휴식을 선물하는 공원들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쉑쉑버거(Shake Shack) 본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매디슨스퀘어공원(Madison Square Park)은 뉴욕의 상징적 건물인 플랫아이언 빌딩(Flatiron Building: 일명 ‘다리미 빌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재미난 첼시

뉴욕의 진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첼시를 걸어다니며 주변 풍경을 음미하는 것이다. 헬스키친에서 첼시를 지나 미드패킹에 이르기까지 2.4㎞의 하이라인 파크는 여행자들을 자발적으로 걷게 만든다. 허드슨 강변에 방치돼 있던 철로가 ‘첼시의 공중정원’으로 변신하자 그렇지 않아도 부흥기를 맞은 첼시에 더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상 30m의 이 공원을 따라가면 마치 뉴욕의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곳이 과거 삭막한 공장 지대였음을 상기시켜 주는 투박한 건물들 사이로,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그라피티들이 이곳의 풍경을 180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하이라인 파크에서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한때 과자 공장이던 첼시 마켓의 붉은 벽돌 건물로 향하는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안으로 카페, 아기자기한 상점들, 레스토랑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촉촉한 브라우니가 유명한 팻 위치 베이커리(Fat Witch bakery), 뉴욕의 대표적인 커피 전문점으로 진한 에스프레소의 향이 물씬 풍겨나는 나인 스트리트 에스프레소(Nine Street Espresso),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여주인공들이 즐겨 찾던 브런치 장소로 유명세를 탄 사라베스(Sarabeth’s), 싱싱한 바닷가재를 맛볼 수 있는 로브스터 플레이스(Lobster Place)는 첼시 마켓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첼시 마켓에서 요기를 하고 나와 다시 하이라인을 걷는다. 공원의 산책길 끝자락에 자리한 휘트니 미술관에서 이곳 첼시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미술관은 그 존재만으로도 첼시의 전위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를 더해 준다. 어두운 회색 화강암으로 마무리한 건물 외벽은 위로 갈수록 확장돼 거리로 툭 튀어나온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독특한 외관의 모습만큼이나 소장 작품들도 실험적이다. 현대 미국 미술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술관인 만큼 현존하는 유능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하이라인 파크에서 휘트니 미술관에 다다를 즈음, 네모 반듯한 건물 아래를 지나게 된다. 바로 그 건물이 첼시의 가장 트렌디한 스탠더드호텔이다. 이 호텔의 앞뒤로 하이라인 파크가 펼쳐져 있고, 옆으로는 허드슨강, 그리고 저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과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까지 뉴욕 시내가 펼쳐져 있다. 호텔 루프톱 바 ‘르뱅(Le Bain)’에 오르면 뉴욕의 황홀한 경치를 마주할 수 있다. 이곳에서 트렌디한 음악을 감상하며, 칵테일 한 모금을 입에 문 채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덤보(DUMBO)’

낡고 오래된 건물이 늘어선 좁은 골목 사이로 보이는 맨해튼 브리지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에 등장한 곳이다. 포스터의 배경인 덤보(DUMBO)는 맨해튼 다리 아래 지역(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줄임말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바다를 건너온 가난한 이민자와 노동자들의 정착지였던 브루클린의 과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브루클린에는 오래된 공장과 낡은 창고가 즐비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저렴한 임차료를 찾아 이스트 리버를 건넌 예술가들이 브루클린에 터를 잡으면서 덤보는 뉴욕의 새로운 문화 예술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덤보에서 브루클린 브리지로 향하는 도중에 만나는 예상치 못한 분위기는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덤보 앞에서 수십 장의 사진을 남긴 뒤 이스트 강변으로 쭉 걸어가면 브루클린의 또 하나의 볼거리인 메인 스트리트 공원(Main Street Park)에 다다른다. 과거 맨해튼 중심으로 흘러가던 뉴욕 사회의 높은 벽은 저 건물들만큼이나 높았을까? 그 화려한 실루엣을 뒤로 하자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공장 건물 안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공사 중이던 이 허름한 창고가 엠파이어 스토어스(Empire Stores)라는 간판을 달고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카페, 레스토랑, 작은 편집숍들이 아기자기 모여 있는 이곳은 덤보의 또 다른 명소가 됐다. 엠파이어 스토어스를 지나 브루클린 브리지로 향하던 중 신비스러운 공간을 발견했다. 과거 담배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이 예술 공연 극장(St. Ann’s Warehouse)으로 변신하고 그 옆에 작은 야외 정원이 꾸며졌다. 많은 사진 작가가 작품을 위해 찾을 정도로 브루클린은 매력적인 장소로 변모했다.

뉴욕 젊은이들의 새 아지트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은 빈티지 풍으로 무장한 뉴욕의 청춘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현란한 그라피티(벽화)가 골목을 뒤덮는 곳이다. 뉴욕 청춘들의 문화적 해방구는 맨해튼을 벗어나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으로 이어진다. 최근 10년 사이 뉴욕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아지트로 떠오른 곳이 바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와 베리 스트리트(Berry St)를 오가며 걷는다면, 이곳이 윌리엄스버그의 가장 떠오르는 거리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 거리에서 중간중간 발견할 수 있는 검붉은 건물 외벽을 장식한 그라피티가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라피티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길을 안내받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정도다. 윌리엄스버그가 초행이라면 먼저 허기를 채울 것을 권한다. 뉴욕 3대 스테이크 중 하나인 ‘피터 루거 스테이크(Peter Luger Steak house)’가 이곳 윌리엄스버그에 있기 때문이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나오는 육즙 가득한 피터 루거 스테이크의 맛은 윌리엄스버그를 잊지 못하게 할 거다. 스테이크와 함께 주문하면 좋은 양파와 토마토 슬라이스는 스테이크의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토비스 에스테이트 커피(Toby’s Estate Coffee)’는 브루클린 본점 외에도 맨해튼에 3군데나 있을 정도로 뉴요커의 사랑을 받는 커피 전문점이다. 게다가 여기 브루클린 본점은 영화 ‘인턴’의 촬영지였기에 더 특별하다.

영화 속 로버트 드 니로가 앤 해서웨이와 함께 커피를 주문하는 장면 속에 등장하는 이 카페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환상적인 분위기에 매료되게 한다. 토비스 에스테이트 커피에 들어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커다란 창가 쪽에 자리잡고 햇살을 받는 건 어떨까?

여행팁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뉴욕 구간을 A380 기종으로 매일 1회 운항하고 있다. 뉴욕 여행시 주로 이용하게 되는 교통수단은 메트로다. 1회 이용 요금은 3달러. 메트로 카드를 구매했을 시의 1회 이용 요금은 2.75달러이며 7일 무제한(33달러), 30일 무제한(122달러)을 이용하면 더 싼 가격에 맨해튼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뉴욕의 여름 축제로 대표적인 것은 9월13일 센트럴파크 서머스테이지 페스티벌이 있다. 브라이언 파크에서는 오는 9월30일까지 매주 화·수·목요일 피트니스가 열린다. 푸드트럭축제도 열린다. 11월까지 열리며 토요일은 월리엄스버그에서, 일요일에는 프로스펙트파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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